포스트 본문영역

좋아요, 댓글, 공유 상태바
코로만델 피너클(Pinnacles) 산행기

오클랜드에서 피너클까지는 직선거리로는 가깝지만 자동차로는 돌아가야 하므로 거의 2시간을 예상해야 한다. 석 대의 승용차에 나눠탄 대원 16명은 안개가 낀 오클랜드를 벗어났다.
일행은 휴게소에서 잠깐 쉬며 인사를 했다. 안전 산행에 대한 덕담을 나누고 코로만델을 향해 달렸다. 테임즈를 지나 카우에이랑가 강(Kauaeranga River) 옆의 Kauaeranga Road를 따라 엑셀을 밟았다. 트램핑 시작점인 주차장까지 10km의 거리를 거의 20여 분 동안 달렸다. 어? 비포장길이긴 하지만 아서산보다 훨씬 진입로가 수월했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풍경이기도 했다. 숲을 지나면서 거제도의 휴양림을 지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개의 캠프촌을 지나면서는 남이섬 근처 자라섬 앞의 캠핑장 풍경인 듯도 싶었다.

주차장에 도착해 등산 장비를 챙긴 뒤 이번 등산의 지도자로부터 지금까지 어느 산행에서도 듣지 못한 엄격한 주의 사항을 들었다.
“이곳은 갈림길이 많다”,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길을 잃는다”, “낙오하면 몇 시간씩 더 걸리게 돼 오늘 중으로 집에 못 갈 수도 있다”, “몇 해 전에 실종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라는 심각한 말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동안의 산행과는 달리 이번 산행은 일행의 맨 앞과 뒤의 간격이 그리 멀지 않게 유지하면서 올라갔다.
웹 크릭 트랙(Webb Creek Track)을 따라갔다. 하지만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어라! 그냥 걷는 트램핑이 아니라 전문 산악회의 등산이었다.
올해 우리 트램핑 클럽에서 했던 여러 번의 트램핑과는 달리 자연경관을 느끼고 감상할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길바닥의 미끄럽고 큰 돌과 굴곡이 한 시라도 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잠깐씩 동료들과 대화를 할 때도 땅을 보면서 해야만 했다.
피너클 헛(Pinnacle Hut)에 이르는 동안 제대로 경관을 감상할 여유 없이 외나무다리를 통해 협곡을 건너면서 능선을 타고 올라야만 했다. 여느 때의 트램핑과는 달리 그냥 한국의 어느 험한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피너클 헛이 보였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눈앞에 휘티앙아(Whitianga) 방향으로 펼쳐진 저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산야가 피로를 달래주었다. 동시에 피너클(뾰족한 산봉우리)들이 우리를 향해 손짓했다. ‘아하! 이래서 피나클이라고 했구나’를 알 수 있었다.

Pinnacles Path는 절벽을 쇠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고 바위에 박힌 쇠고리를 타고 올라가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상까지 올라가니 한없는 쾌감을 느낄 수 있었고 큰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트램핑을 마치고 코로만델을 빠져나오자 멋진 자연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 안에서 본 황홀한 석양은 피너클 정상을 안전하게 다녀온 것을 다시 한번 축하해 주었다.
이번 트램핑은 뉴질랜드 고유의 맛도 있었지만 한국적인 맛을 보여주면서 어디선가 본 듯한 자연휴양림 같은 느낌, 한국의 어느 산(어느 분은 금강산, 어느 분은 설악산 같다고 했다)에서 본 것 같은 풍경 등이 많았다. 이번에는 하루치기로 산행을 다녀왔지만 이곳의 캠프장이나 산장에 머무르면서 여유 있게 등산을 한다면 여러 묘미를 진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램핑을 하면서 지쳐서 힘들어하는 동료를 격려하며 함께 가는 팀원들, 바위틈을 올라갈 때 손을 잡아 도움을 주는 팀원들, 잡아야 할 곳, 밟아야 할 곳을 알려주면서 동료의 안전을 챙기는 팀원들, 지쳐서 늦어지는 동료와 보조를 맞춰 걸어 주는 팀원들의 아름다운 동료애를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김봉윤

댓글영역
영선3월 29일 오전 01:15

트램핑 클럽에 join해서 이렇게 치열하고 혹독하게 걸으면서도 '걷기' 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들긴 처음이였던 것 같아요^^
추억을 나누는 소중한 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