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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도 위대한 보물

오랜만에 딸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결혼한 지 6년이 다 되어도 목소리 한 번 듣기 힘든 딸이다. 그런 딸이 전화해서는 다짜고짜 “아빠, 고맙습니다.” 하는 게 아닌가.

남편이랑 큰 싸움이 날 뻔했는데 내 선물 덕에 그 파도가 잠잠해졌다는 것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하니 “아빠 그 선물 말이에요. 우리 결혼식장에서 아빠가 낭송한 뒤 액자로 준 시 기억나요?”라고 했다.

그건 내가 직접 써 준 것으로 “오늘 금이야 옥이야 키운 딸이 내 곁을 떠나는 날. 이제까지 딸을 반 키웠으니 앞으로 남아 있는 반은 사위가 잘 다듬고 보듬어 주게. 세상사 살다 보면 왜 굴곡이 없겠나. 매일 일어나면 이를 꼭 한 번씩 읽어 주고 혹 화나는 날이면 한 번 더 읽어 주게. 더도 말고 오늘 같은 날로 평생을 해로했으면 하네.” 하는 내용이었다.

알고 보니 딸이 상의 없이 에어컨을 사 사위가 화났는데, 결국 참아 줬다는 것이다. 딸이 고맙다고 하니 그 말은 장인어른한테 하라고 했단다.

왜 그런지 모르겠으면 탁자 위에 있는 '작고도 위대한 보물'을 보고 나서 이야기하자 했다고. “당신하고 6년째 살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저 소중한 보물을 읽고 또 읽으면서 내 마음을 수양했어.”

그렇게 매일 글을 읽고 실천해 온 남편에게 감동했다는 딸에게, 전화 한 통에 삶의 보람과 사위의 됨됨이를 알려 줘 내가 몇 배나 더 고맙다고 했다.

“금쪽같은 딸아. 혹 가족에게 섭섭한 게 있더라도 이해하며 웃으며 살자꾸나. 알겠지?”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이건원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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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t.ly/2N4si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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