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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급히 응급실로 옮겨졌다

23년 전 일이다. 전날 치과 진료를 받은 아버지는 약을 먹고 몸에 이상을 느꼈다. 약물 알레르기가 있어 치과에 전화했지만 괜찮다는 대답만 들었다.

잠든 아버지는 잠시 후 의식 없는 상태로 어머니에게 발견되었다. 어머니는 근처에 살던 외삼촌과 서둘러 집을 나섰다. 겨우 택시를 잡아탔는데 아버지의 상태를 본 기사가 당장 내리라고 했다. 30여 분 실랑이한 끝에야 병원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급히 응급실로 옮겨졌다. 누군가 이미 늦었다고 했지만 다른 인턴 의사가 심폐소생술을 반복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숨을 쉬지 않았다.

그때였다. 우연히 응급실에 들른 전문의가 아버지의 상태를 물었다. 그가 상황을 파악하고는 내게 메모지에 적힌 약을 사 오라고 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약을 투여한 뒤 “환자분! 일어나세요!”라며 가슴을 두세 번 내리쳤다.

그러자 기적처럼 아버지가 숨을 내쉬었다. 의사는 우리 가족을 보며 “이젠 됐습니다.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몇 번이나 고개 숙여 인사했지만 어떤 말로도 고마운 마음을 대신할 수 없었다.

여전히 우리 곁을 지키는 아버지를 보며 그때의 택시 기사를 떠올린다. 30분의 실랑이가 없었다면 때마침 나타나 아버지를 구해 준 전문의를 만날 수 있었을까? 돌아보면 모든 순간이 감사할 뿐이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이규홍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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