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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24일 연중 제29주간 토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3,9
레시피: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한 4년 키워온
커피나무가 있다.
묘목 때 사 가지고 왔을 때는
잘 자라고 열매 형태를
지닌 것도 맺었는데
힘을 다 써버려서 인지
비실비실 모양으로
4년째 크지 못하고 있다.

식물도 살아있는 생명이라
비실대는 모습이 안쓰러워
영양제도 주고, 좋은 흙도
골라주고, 거름도 주었다.

그럼 잘 자랄 줄 알았는데
그때만 반짝이고 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게다가 올해는 무슨 병에
걸렸는지 잎이 황색으로
타들어가면서 하나둘
떨구고 있었다.

나는 인터넷을 통해서
흙이 병들면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새로운 흙과
거름을 사서 잘 섞은 후에
커피나무의 뿌리 흙을
남겨둔 상태로 새 화분으로
옮겼다.

그렇게 일주일이 갔다.
잘 자랄 줄 알았던
커피나무는 잎을 더 빠른
속도로 떨구기 시작했고,
더 안 좋아졌다.

이제 정말 놓아줘야 하나
싶어서 그것을 식물에
대해 잘 아는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식물도
기존의 집을 벗어나
옮기면 몸살을 앓는데
형 커피나무는 아픈데
집까지 옮겼으니 죽든지
아니면 견디고 살아날 거야!
기도해 주고 며칠 더 지켜봐”

나는 매일 아침 안수도 해주고
기도도 해주고, 쓰다듬어 줬다
그리고 오늘 커피나무를
봤는데, 가지 사이로 새잎이
뾰로롱 났다.

나는 힘든 가운데에서도
살아내려고 힘쓰는 커피나무가
대견해 보였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바라보시며
같은 마음이실 것 같다.
우리가 자신의 죄로 힘들고
괴로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여 열매 맺고자
노력한다면 우리를 끝까지
지지해 주실 거라는 것을

오늘도 우리를 지지해
주시는 주님의 마음에
의탁하며 회개를 통해
사랑의 열매를 맺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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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23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2,56
레시피: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아침에 눈을 뜨면
내 방에서 제일 멀리
보이는 곳을 응시한다.

그곳이 명확하게 보이면
미세먼지가 적은 것이고
그곳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많은 것이다.

그렇게 나는 미세먼지의
좋고, 나쁨을 판단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하루하루를 보내며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사람들이 지척에 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무나 불안하다.

게다가 늘 사람들이 모여서
미사를 봉헌하고, 함께
자면서 피정을 하고,
기도를 해왔던 교회는
이 코로나-19 시대를 보내며
당황스러움이 클 것이다.

사람들은 늘 생각한다.
나는 모든 것을 알 수 있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다고,
그러나 이것은 눈에 보이는
것에 한정된 것이다.

가령 캄캄한
귀신에 집에 들어가
수도 없는 상황에 놀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서
당황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우리들을
향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그럼 어떻게 해야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시대를
풀이할 수 있을까?

인간의 눈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하느님의 눈으로는
가능하다고 생각이 든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셨던
자연 만물을 사랑하고
아끼며 보살피는 것,
그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하는 것.

이것이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풀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상의 것을 생각해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벌써 수년 전에 “찬미 받으소서”를
우리들에게 보여주시며
예언자적인 모습을 보여주신 게
아닌가 싶다.

보이지 않는 시대를 알 수
있기 위해 영적인 눈을
갖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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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22일 연중 제29주간 목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2,49
레시피: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우리나라 말에
“염장 지르다”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가 약을 올리거나
‘복장 터지는’ 말을 해서
마음에 불을 지를 때
하는 말이다.

말의 어원으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소금에 절이는’ 염장에
또 소금을 뿌리는
지르다가 합성되어
“아픈데, 더 아프게
하는 사람”에게
“염장 지르냐?”라고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 그런 사람들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본인이 말하고 싶은 데로
상대의 마음에 불을 던진다.

그 불이 상대를 태우든
안 태우든 그것은 본인이
상관할 일이 아니기에
염장을 지르는 사람을
만나면 매 순간이
고역인 경우가 생긴다.

반면에 주님께서는
염장을 지르시는 분이 아니라
불을 질러 불필요한 것들을
태우고 녹여서 하나로
만드시는 분이시다.

그러기에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하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으면
나는 불안하기보다는
그 불속에 나를
던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주님께로 향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들을
주님의 불속에 들어가면
다 녹여서 없애주실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 안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이들이 염장을 지를 때
화를 내기보다는
기도로서 주님의 불을
마음속에 집혔으면 좋겠다.

그 불이 주님과
나를 하나로 만들어
줄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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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21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2,48
레시피: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신다.”

주위에서 일을 할 때 보면
요령을 피우는 것인지
아닌지 보인다.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이 정도면 모르겠지
요렇게 있어도 괜찮겠지
하지만 일을 시키는
사람들은 안 보는 것
같으면서도 다 보고
괜찮은 것처럼 보여도
참아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일을
시키기 전에 힘들어하고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라는 말을 연발하며
괴로워하는 사람에게는
일을 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

반면에 일을 줄 때
기쁜 마음으로 하고
성실하게 하며
잘 마무리 짓는 사람을 보면
일을 주고 싶지 않아도
더 주고 싶고,
좋은 자리가 나면
소개해 주고 싶으며,
늘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
많이 요구하신다.

우리의 삶의 주인이신
주님께서도 이와 같지 않으실까?

당신이 우리에게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들을 성경을 통해
복음을 통해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맡기시는 데
이리 힘들다고 피하고
저리 힘들다고 도망 다니면
어떤 일을 맡기실까?

그리니 당신의 말씀을
지키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고난과 아픔이
주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주님께서도 잘하는 자녀에게
더 편하게 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도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일을
맡기신다. 주님께서는
일을 시키시고 끝까지
바라보실 것이다.

요령을 피울 수도 있고,
불편한 표정을 지을 수도
있지만, 오늘 하루만이라도
주님 보시기에 흐뭇하실 정도로
한번 기쁘게 살아보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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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20일 연중 제29주간 화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2,36
레시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사제품을 앞두고 이런
고민이 들었다.

“내가 정말 사제로서
잘 살 수 있을까?
신부로서 사는 게
정말 맞을까?”

이런 고민들이 반복되자
한 일 년간 쉬면서
나의 성소에 대해서
고민하고 싶었다.

그 고민을 바로
실행할 수 없기에
나는 선배 신부님께
여쭤봤다.

나의 고민을 들은
선배 신부님은
아주 명쾌한 답을 줬다.

“네가 정성스럽게
선물을 준비해서
준다고 하는데
내가 받을 기분이 아니라
안 받겠다고 하면
준비한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 불편할 거야
그렇게 안 받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다시 받아야 할 것 같아
“그 선물 주세요.”하면
그 사람이 뭐라고 할까?
“줄 때 안 받고, 벌써
그거 다른 사람 줬어.”

서품뿐만이 아니라
세상 이치가 그래
늘 우리는 준비가 안 돼있어
그 상황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면 되는 거야.
그럼 그 안에서 은총이 나오지
그러니까 고민하지 말고
서품 받고 신부로 열심히 살아.”

선배 신부님의 말씀은
내 마음에 울림을 줬다.

언제든 무슨 일을 하든
나는 늘 준비가 덜
되어 있을 것이다.

그것에 대해 깨어있지
못하고 망설이면
주인이 왔을 때
기쁘게 주인을 맞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은총은 매 순간
매시간 나에게 주어진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깨어 있기를 바라시고
늘 당신의 초대에
즉시, 항상, 기쁘게
응답하기를 바라신다.

인간적인 부족함은 있겠지만
주님의 은총을 바라며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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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9일 연중 제29주간 월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2,20
레시피: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에는 알부자가 있었다.

집에 돈이 없어서
공부는 많이 못 했지만
장사를 하며 열린 귀는
어디에 땅을 사면 좋을지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지
알게 되었다.

그렇게 그는 개발이 들어가기
전에 미리 땅을 사두었고,
그것들은 건물이 되어 있다.

그런 그는 돈이 많지만
동네에서의 인심은 사나웠다.

그의 주머니에 들어간 것은
나올 줄을 몰랐고,
집에 새들어 사는
사람들은 때만 되면 올리는
집세 걱정에 힘들어했다.
그리고 다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귀신은 뭐하나 몰라
저 사람 안 잡아가고.”

보통 욕을 많이 먹는
사람은 오래 사는데,
어느 날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목욕탕에서 사우나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느님 앞에 가는 그 순간
자신이 쌓아놓은 그 많은
재산이 눈에 밟히고,
자신의 것이라고 움켜쥐고
놓지 못한 그것들이 생각나서
하늘 가는 길이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나는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나의 것을 나누고 있는지 돌아본다.

아까워서 쓰지 못하고
쟁여둔 것들이 없는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아끼면 똥 된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겨 본다.

한 번 시간을 내어
하느님 앞에 갑자기 갔을 때
못쓰면 아까운 것들을 적어보자.

정성스럽게 만든 목록을 보고
나를 위해 그리고 더 넓게는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사용하는
우리들이 되기를 기도해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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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8일 연중 제29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주일)

-맛있는 복음밥-

재료: 마태28,20
레시피: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교리교사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 쓰는 복음밥

교리교사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교리를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모습일까?
아니면 교리와 삶을
동시에 가르치는
스승으로서의 모습일까?

나에게도 기억이 나는
교리교사가 한 분 있다.
중학교 3학년 때 교리교사였는데,
그분은 자신의 삶이 있음에도
시간이 되면 아이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밥을 먹었다.
그분에게 배운 교리가 기억에
남는 것은 없지만,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하는 것이
진심으로 대하는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신학생이 되고
신부가 되면서 교리교사로서의
삶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으로
녹여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나 적은 활동비에
자신의 용돈과 월급을 더해
아이들에게 밥을 사주고,
주말이면 친구들과 놀러 갈 수
있음에도 그 시간을 봉헌하여
그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해주는 것이었다.

분명 나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도 그런 모습이셨고,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그런 모습이실 것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교리를 가르치는 것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며,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오늘 복음 말씀을 들려주고 싶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하느님의 일은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무가치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많고, 비효율
적인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주님의
섭리를 느끼고자 하며,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언젠가 주님께서 그 모든
순간에 함께 해주셨음을
알게 하신다.

오늘은 교리교사의 날이다.
코로나로 예년처럼 모두 모여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없지만
각자의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교리 스승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

주님께서 항상 여러분 곁에
머물러 계시며 은총을 부어
주십니다. 힘든 순간에
교회를 떠나고 싶은 순간에
받았던 그 사랑과 은총을
기억하며 이 안에 머물러 주셔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그 사랑을
전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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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7일 연중 제28주간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순교자 기념일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2,12
레시피: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

무엇인가를 잘하려고 하면
잘 되기보다는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요리를 잘하려고 하면
요리가 잘 안되고
말을 잘하려고 하면
말이 잘 안 나오고
기도를 잘하려고 하면
분심이 들게 된다.

안 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것은
내 힘으로 잘하려고 할 때
임을 볼 수가 있다.

내가 돋보이려고 하고
내가 사랑받으려고 하고
내가 인정받으려고
아등바등하다 보면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것이 더 많다.

그럼 잘 될 때는 언제일까?
그때는 내가 잘하려 하고
내가 인정받으려고 할 때가
아니라, 사랑의 마음으로
그 일을 대할 때이다.

내가 요리하는 것을 통해
기쁨을 받을 사람을 생각하고
내가 말하는 것을 통해
웃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내가 하는 기도를 통해
그 기도를 받는 사람의
복을 빌어줄 때
모든 게 저절로 내가
하려고 했던 것보다
더 잘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라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
내가 가진 것 이상의
좋은 에너지를 만드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주님을 위해 나를 온전히
내어 드릴 수 있다,

그럼 비워진 내 안에
주님께서 들어오셔서
나를 움직이시고,
당신의 도구로 삼아
주실 것이다.

내 안에는 인정받고자
하는 내가 많은가?
아니면 주님을 사랑하고자
하는 내가 많은가?

돌아보는 하루의
마무리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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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바뻐서 지금에서야 써서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6일 연중 제28주간 금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2,5
레시피: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새벽에 아는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보통 이 시간에 전화할
분이 아니기에 놀란 마음에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넘어 들리는
목소리는 다급했다.

“신부님, 남편이 암에
걸려서 오늘내일하는데
기도를 청해야 할 분이
생각이 나지 않아
무작정 전화를 드렸어요.
남편이 냉담을 오래 했는데,
오셔서 기도 좀 해주세요.”

전화를 끊고 가만히 있으면
왠지 후회할 일이 생길 것 같아서
옷을 입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실에 들어가서 형제님을
보니,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자매님 보고 나가 계시라고 하고
기도 전에 이야기를 나눴다.
형제님은 젊어서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시고, 가족 모두를
신앙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 상처를
받고 이런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하에 하느님이
있음에도 없는 것처럼 살아
왔고, 죽음을 앞둔 지금
없는 것 같은 하느님이
저 너머에서 기다리고
계시고 벌을 주실 것 같아서
두렵다고 말씀을 하셨다.

형제님의 말씀을 다 듣고
벌을 주는 하느님이 아니라
자비로 돌봐주시는 하느님이
계시다는 말씀을 드리고
오늘 고해성사를 통해
인간으로 나약한 죄를 고해
하시면 된다고 하셨다.

그렇게 성사를 보고
형제님은 다음 날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분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분은
돈과 명예, 권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임을 느끼게 되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
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지만 그렇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주님께서는 끝까지 바라보신다.

그리고 우리가 마음을
돌이키기를 그리고 그 마음을
주님께 향하기를
바라고 계실 것이다.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며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돌아본다.

하느님인지?
세상인지?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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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5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 기념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1,52
레시피: “불행하여라!”

복음밥을 올린 SNS에
이런 답글이 달렸다.

“신부님 안 그래도 오늘
서현이가 복음 쓰기 하면서
왜 예수님이 ‘불행하여라.’라고
안 좋은 말씀을 하시는 거야?
예수님이면 좋은 말씀만
하셔야 하는 거 아니야?”
하고 물어봤다고 하셨다.

이 답글을 보고
다시금 복음을 읽어봤다.
예수님이라면 기왕
이야기해 주시는 것
‘복을 받을지어다.’
‘은총이 가득할 것이다.’
‘기뻐하여라!, 행복하여라!’
이런 말씀이 많으면
읽는 사람도 기분이
좋을 텐데 왜 하필이면
‘불행하여라’라고 말씀을
하셨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렸을 적 동생과
위험한 장난을
하고 있으면 어머니께서
좋은 말로 “거기 있으면
다쳐 내려와”, “거기
불편하니까 여기서 해”
라고 말씀을 하신다.

하지만 좋고 편한 이야기는
귀에 잘 안 들어오고,
정신도 차려지지 않는 것을
어머니는 경험으로 아신다.

그러기에 이렇게 말씀하신다.
“저거 저거 한번 크게
다쳐봐야 저거 안 하지”

정말 그렇게 장난을 치다
크게 다치고 나면 다시
그 장난을 안 하게 된다.

그렇게 사고가 난 뒤에
좋은 말로 할 때 알아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를 한다.

예수님께서도 율법으로
하느님을 느끼게 하지 못하고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율법학자들이 똑바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불행하여라!”라고
말씀하신 게 아닌가 싶다.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좋은 말로 당신의 사랑을
실천하라고 말씀하신다.

그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한번 말할 때 듣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오늘 라디오를 들으며
카르투시오회 회칙 제일
처음에 나오는 말로
마무리 짓고자 한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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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간 수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1,46
레시피: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너희가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너희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 고해성사를
보고 나면 자신의 지은 죄를
뉘우치고 속죄의 행위를
보인다는 뜻으로 보속을 했다.

고해성사를 주는 사제들은
죄의 경중에 따라서
보속을 주는데,
신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보속이 너무 커서
바치다가 못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신자들은 일주일간
먹고 사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성전에 와서 미사를 보기 전에
자신의 죄가 생각나
고해성사를 보러 들어갔다.

신부님께 자신의 죄를 고해하고
보속을 받은 뒤, 알겠다 하고
나왔지만 그 보속의 무게가
너무 커서 보속을 하지 못하고
다시 죄를 짓고 성당을 쉬게 된다.

그래서 보속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묵주기도 5단
십자가의 길 한번
성체조배 1시간
이라고 말을 한다.

분명 내 기준으로는
시간을 내서 하면 되는 것이다.
시간으로 쳐도 1시간 정도만
봉헌하면 충분하다.

하지만 돌아보니 마음이
바쁜 사람들에게 일상이 힘든
사람들에게는 그 시간조차
내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럼 사제의 역할이 무엇일까?
탐정처럼 숨겨진 죄까지
파해 처서 보속하게 하고
그것에 해당되는 보속을
주는 게 맞을까?
아니면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으로 보속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자비의 마음으로 보속을
주는 게 맞을까?

정답은 없다.
사제들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는 내가
성사를 봤을 때 내가
하기 부담스러운 보속은
주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보속을
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너희가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너희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주님 앞에 갔을 때
불행하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을까 싶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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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3일 연중 제28주간 화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1,41
레시피: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신앙의 우울증을
겪을지 모르는 신자들을 위해
“마음곳간”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를 시작한 지 벌써
7개월이 지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하나하나 물어보며
영상을 찍어서 올렸고,
그것을 봐주시는 신자들이
좋아하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 힘으로 더 열심히
아이디어를 내어, 마음곳간에
여러 가지 기쁨들을 넣어두고
보시는 분들이 필요하신
것을 가져가시기를 바랐다.

하지만 유튜브가 내 본업이
아니라, 본래 해야 하는
일들을 하면서 하느라
조금씩 지쳐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영상을 올리기 위해
촬영을 했는데,
사람들의 눈은 똑같은지
피곤한 몸과 마음으로 찍어서
올린 영상을 본
신자분들이 하나같이
걱정을 하셨다.

피곤하면 쉬어야 하는데
약속한 것을 안 하는 것 같아
속에 좋은 것이 없음에도
무리하게 할 때 별로
좋은 결과가 없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내 안에 피곤함이 가득 있으니
그것을 받는 분들이 피곤함을
느꼈던 것이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많이 웃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사무실에 나가기 전에
거울을 보며 입꼬리를
쓱 올려본다.

신기하게 입꼬리를 내리면
마음이 내려가는데
입꼬리를 올리면
마음도 덩달아 올라가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행동 하나하나로
내 마음속에 있는 부족하고
모자라고 나약한 것들을
비우고, 사랑과 자비와
너그러움과 하느님을 담는다면,
나를 만나는 사람들도
그것을 느낄 것이다.

마음 안에 하느님을
가득 담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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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2일 연중 제28주간 월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1,29
레시피: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스파이더맨’이라는 영화를
보면 ‘스파이더찌리릿’이라는
명칭이 나온다.

그것은 악당이 나타나거나
재난 상황이 일어날 때
스파이더맨의 몸에서 닭살이
돋아나는 것을 의미한다.

스파이더맨은 이상 징후를
느끼면 초감각이 향하는
곳으로 거미줄을 날리며
달려간다.

주님께서는 우리 마음에도
‘스파이더찌리릿’ 같은
초감각을 심어 놓으셨다.

그것은 주님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주님이
계심을 믿고,
주님의 일이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사용하며 투신하는
‘신앙 감각’이다.

그러나 가끔 삶의 어려움과
이겨내기 힘든 고통이
다가왔을 때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신앙 감각’을 상실
된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그 결과는 하느님의
존재를 의심하고, 계심에도
없는 것처럼 살려 하고
당신이 계시면 징후를
보여 보라 말하곤 한다.

이런 우리를 향해
주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즉 우리가 ‘신앙 감각’을 잃고
삶의 어려움 안에서
하느님이 계시냐며 따지는 모습은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부터
반복되어 온 모습이었다.

그럴 때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전달해 주는
예언자를 통해
예수님을 통해
그리고 오늘날에는 성경을
통해 하느님을 느끼고
‘신앙 감각’을 회복하라
하시는 것이다.

지속적인 삶의 어려움으로
‘신앙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오늘은 성경을
읽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주님의 자비와 사랑에
온전히 의탁했으면 좋겠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시며, 우리가
힘들면 함께 아파하시고,
우리가 기뻐하면 우리보다
더 기뻐하실 분이기 때문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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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1일 연중 제28주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마태 22,14
레시피: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입당 성가가 나오고
제의방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신자들의 얼굴이 보인다.

시작부터 이미 얼이 나가
몸만 와있는 분,
엄마가 억지로 데리고
왔는지, 짜증이 가득한 분,
미사의 거룩함에 얼굴이
상기되신 분,

이 표정은 미사를
시작하고 강론 때가 되면
절정에 다다른다.

핸드폰 하는 게 안경에
비춰 반짝이는데도,
삼매경에 빠져있는 분,
주보를 열심히 보고 있는 분,
반면에 고개를 들고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바라보는 분,

이런 이야기를 신자 분들에게
해드리면 신자 분들은
열이면 열 다 이렇게 물어보신다.
“신부님 그게 다 눈에 보여요?”

그 질문을 들은 나는 이렇게
답을 한다.
“보고 싶지 않은데,
위에서 내려다보면 다 보여요.”

내 눈으로도 이렇게 보이는데
하느님께서는 더 높은데
계시기에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우리가 주님께
집중하지 못하고,
내가 하고 싶은 데로
마음이 흐르는 데로
가게 놔두는 이유는
주님께서 눈에 보이지
않기에 그런 것 같다.

미사를 가서 하느님을
만난다는 것이 큰 대기업에
면접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

“아마 제일 좋은 옷을 차려입고,
면접관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딴짓을 하면
떨어지고, 취업이 안 되기 때문이다.

내 눈으로 주님을 바라보지 말고
주님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하루를 보내야겠다.

주님의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면
주님 보시기 어떤 모습이
좋을지 답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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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10일 연중 제27주간 토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1,28
레시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대학교에서 그리고 교회 기관에서
교회사 강의를 한지 벌써
4년이 지나고 있다.

강의를 준비하고,
학생들 앞에서 수업을
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럼에도 수업을 가는 것은
교회를 통해 내가 배운 것을
나눠야 하는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수업에 들어가 학생들을 만나면
나는 똑같이 하는 말이 있다.

“교회사는 연도를 외우고,
사람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모든 것은 교제에
나와 있으니까요. 수업을 마치고
찾아보면 돼요. 그러니
제가 수업을 하는 동안
제 수업이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주세요. 그래야 복습할 때
좋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한참 수업을 하고 있으면
무엇인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분들이 생겨난다.

그분들을 유심히 보고 있다가
몇 번의 수업을 하다 필기하시는
분께 지난 수업에 대한 것을 질문한다.

그럼 대부분 답을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학생에게 물어본다.
“필기한 것 집에 가면 보세요?”
그럼 100이면 100 이렇게 답을 한다.
“사는 게 바빠서 못 봐요.”

우리도 대부분 미사 안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실 때는 잘 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에 써놓곤 한다.

그렇게 머리로만 생각하고
몸으로 움직이지 않으니
막상 주님의 말씀을 실천해야 하는
순간에는 망설이게 되고, 두려워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우리들을 향해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일상 안에서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잘 듣자, 잘 듣는
이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그것을
실천하는데 망설임이 없어진다.

오늘도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귀여겨 듣고 실천함으로
행복의 문을 여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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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9일 연중 제27주간 금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1,24
레시피: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가끔 셀프세차장에 간다.
내 차를 정성스럽게 닦다 보면
마음도 닦이는 것 같은 마음이 든다.

물을 뿌리고,
거품을 칠하고,
솔로 정성스럽게 닦고,
물을 뿌리고,
수건으로 말리면
어느새 차가 깨끗해져 있다.

세차를 마치고 깨끗해진
차를 보면 마음이 좋다.
그런데 그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교구청 주차장에 세워두고 하룻밤을
보낸 뒤 나와보면 하룻밤 사이에
차는 새벽이슬과 공기 중의 먼지로
다시 얼룩덜룩 해졌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 든다.
"이럴 거 뭣하러 세차를 했나.
그냥 안 하고 세워두고,
지저분하게 타고 다녀도 되는데,
그 밤에 나가 두 시간씩 세차를 해도
이렇게 더러워질 거
그 시간에 쉬는 게 좋겠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일상 안에서도 이런 유사한 일들이 많다.
안 하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기에
가만히 있곤 한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몸이 힘들 일도 없고,
기도를 하지 않으면
분심도 없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아플 일도 없다.

살아가다 보면
상처받기 싫기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로 인해 그간
해왔던 것들이 무너지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땀을 흘리고,
기도를 하고, 운동을 하는 것은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된다.

오늘도 부족한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자. 그리고 앞으로 조금씩
나아갔으면 좋겠다.

무가치해 보이는 것도
매일 꾸준히 하다 보면
그것이 어느새 우리를
성장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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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8일 연중 제27주간 목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1,13
레시피: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아도,
조금씩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다 안 된다는 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이다.

끊임없이 생각을 하고
계획을 하는데 멈추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그 계획을 이루어 내는
사람들이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발을 딛어야
발자국이 생기고
요리를 해야
밥을 먹을 수 있는데,
우리의 모습은
발을 디디면 코로나가
묻을까 봐 제자리에 있고,
쌀은 있지만 잘못해서
타버릴까 가만히 두고
고사를 지내고 있는
형국이다.

분명 내 앞만 바라보면
문이 하나인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잠깐만이라도
갖는다면 내 뒤에
수도 없이 많은 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문 앞으로 가서
우선 두드리자,
무엇이 되었던
어떤 것이 되었던
청하고, 바라고, 두드리면
언젠가 문이 열릴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두드리고
하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에 힘을 주시고자
다음과 같은 말씀을
이어서 하신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주님께서는 당신께
희망을 두고 청하는 이들의
기도는 다 하나도 흘려
듣지 않으시고 들어주신다.

코로나-19가 아무리
우리의 삶을 가로막아도
잠깐 쉴 수는 있어도
멈추지는 말자!

용광로가 멈춰 쇳물이
식어버리면 무슨 수를
써도 그 안에 있는 것은
쓸 수 없게 된다.

주님이라는 용광로 안에
담겨있는 우리의 신앙도
기도도, 사랑도, 희생도,
식게 놔두어서는 안 된다.

오늘 하루, 나의 신앙을
점검해보고, 앞으로
반의반 발자국이라도
걸어가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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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7일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1,2
레시피: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1571년 지금의 터키를
오스만 튀르크라고 불렀는데
그들은 알라의 힘으로
1470년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고 그리스도교
세계를 위협했다.

그 세력이 점점 커져서
무역의 중심지였던
베네치아까지 위협을 하자
그들은 교황 비오 5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비오 5세는 그리스도교
동맹으로 이어진 각
나라의 왕과 황제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들도 오스만 제국의
위협에 맞서 싸워야
본인의 나라도 지킬 수
있을 거라 판단하여
함께 전투에 나간다.

그 전투가 벌어진 곳은
지중해 아래 오스만과
이탈리아가 연결되는
그리스 부근의 레판토였다.

교황 비오 5세는 당시
무서운 전력으로 그리스도교를
위협하는 이슬람을 이기는데
있어서 성모님의 전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여겼다.

그 전구가 하늘에 닿아
10월 7일 오스만 군대는
큰 패배를 맞봤고,
비오 5세 교황님은
오늘을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재정하여
육적인 승리를 넘은
영적인 승리를 기념하는
날을 보내기를 권고했다.

우리가 주님께 기도를 드리고
나의 마음을 성모님께 전구
하는 것은 내 기도를
통해 나의 삶의 자리에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기도를 하다 보면
나의 욕심과 욕망이 앞서
아버지의 이름보다는
내 이름을 드러내려 하고
아버지의 나라보다는
내가 만든 나라가
드러나게 하려고 한다.

그런 분심이 들려고 할 때
주님께서는 다른 기도가
아니라,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를 원하신다.

오늘 하루를 보내며
주님의 이름으로 봉헌하는
기도는 안 이루어지는 것이
없음을 믿고,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나라를 이 땅에
증거하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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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6일 연중 제27주간 화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0,41
레시피: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예전에 프랑스 대혁명 때
관상 수도회 수도자와
수녀님들이 박해를 많이 받았다.

이유는 혁명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수도자들을 보기에
“일도 하지 않고 방구석에서
기도만 하며 밥만 축내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관상 수도회가
문을 닫고, 수도자와 수녀님들이
박해의 칼날 아래서 많이 순교하셨다.

혁명이 끝나고 교회가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을 때
다른 수도회보다 관상 수도회를
제일 먼저 세웠다.

그 이유에 대해서 교회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했다.
“관상 수도회 수도자들의 기도는
교회의 심장이며, 그들의 기도로
교회의 구성원들에게 은총이 갑니다.”

우리는 성당에서 활동을 하면서
기도와 활동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상당히 어려워한다.

기도를 하는 것보다는
활동을 하는 것이 쉽고
성과도 더 잘 보이기에
기도보다는 활동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하곤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한다.
“예수님께서 다 알아주실 거야.”

이런 우리들에게
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는
어떤 것에 중심을 두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몸으로 하는 활동도 좋지만
기도로서 기초를 다지고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는 것,
그것이 선행될 때 우리는
주님의 일을 더 깊게
완성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걱정을 한다.
나는 기도를 잘 못하는데
잠깐 앉아 있는 것도 힘드는데
어떻게 하지? 그런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세상의 일이 나의 발목을 잡고
나의 생각을 잡아, 주님 앞에
머무는 것을 힘들게 할 때
그 유혹을 끊고 주님 앞에
머물며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일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로서 열매를 맺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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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복음밥

2020년 10월 5일 연중 제27주간 월요일(가해)

-맛있는 복음밥-

재료: 루카 10,37
레시피: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유튜브 채널 중에
“가짜사나이”라는 프로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각자 삶의 나약함을 딛고
새로운 정신무장을 위해
UDT특별과정에 들어간
교육생과 그들을 교육하는
교관간의 이야기이다.

에피소드를 보면서
처음에는 듣기 거북한 욕설과
참자가의 고통 받는 모습에
보기 불편했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힘들고 지칠수록
서로를 포기하지 말고
챙기라는 교관들의 말이었다.

그 말에 처음에는
훈련의 어려움 속에
자기살기 바빴던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씩 바뀌어 가며,
동료를 위해 자신을 희생을
나눠야 공동체가 살수 있음을
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코로나-19의 시대를 보내며
우리들은 ‘코로나 특별과정’
을 겪고 있다.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이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나의 편의를 위해
나의 즐거움을 위해
희생보다는 자유를 위해
나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나의 행복보다는
이 시기가 잘 지나 갈 수
있게 나의 희생을 나누고
힘을 합치며, 인내를 통해
사랑의 열매를 맺고 있는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율법학자에게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들려준다.

그 비유의 핵심은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즉, 네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라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시대에
신앙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공동체와 함께 한다는
연대감과 그들을 위해
희생을 봉헌 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 희생을 하나씩 봉헌
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의
희생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네가 이들의 참 이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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