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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아책방.북클럽』 11월 책모임 후기

첫눈이 찾아 온 11월의 마지막 토요일, 반갑고 그립고 설레이는 마음으로『최인아책방.북클럽』의 책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첫눈이기도 하지만 오늘만큼은 하늘에서 닿은 소식이 왠지 다른 의미로도 다가오는 까닭에 책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복잡했습니다. 떨어지는 눈송이 하나하나에 여러 얼굴이 스칩니다. 우리가 나누려는 이야기의 연속성 어딘가에 새하얀 눈도 살며시 말을 건네오는 것 같아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추슬러봅니다. 오늘은 정말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어요. 참석하신 회원분들도 차분하고 조용하게 자리해주셨습니다. 깊었던 시간들, 그 소식 전합니다!

이번 『최인아책방.북클럽』의 11월도서는 <나의 차례가 왔습니다/안단테마더>이었습니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저자가 그 잃는 과정의 편린들을 섬세한 단어로 붙들어 남긴 기록들을 함께 읽어봤습니다. 저자는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처음으로 느낀 감정들을 어디에도 토해낼 데가 없어 무작정 글로 써 내려갔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기록해둔 수 백 개의 메모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치유의 방법이었다고 해요. 자신처럼 혼자 숨어서 슬픔을 감당하고 있을 수많은 개인들과 앞으로 감당하게 될 또 수많은 개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으로 엮으셨다고 합니다. 죽음은 개인적인 슬픔이자 결코 나눌 수 없는 경험이지만 그럼에도 슬픔을 나누려는 행위도 분명 필요하다는 말씀과 함께 자신의 책이 독자들에게 슬픔보다는 좋은 기운을 전달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럼 독자들은 어떻게 읽으셨을까요? 누구도 포문을 열기 쉽지 않았던 이번 책모임, 그러나 하나 둘 자신의 이야기를 용기 내어 조심스럽게 꺼내다 보니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했던 ‘죽음’이라는 주제가 끈끈한 정서적 유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슬픔은 때로는 뭉치는 힘을 가져다줍니다. 서로의 눈을 지긋이 바라봐 주고 휴지를 건네며 손을 붙잡고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그동안 어디에서도 꺼내 보이지 못했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 고민들을 털어놓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가까운 이의 죽음을 이미 겪었던 분들과 현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분들, 언젠가는 겪게 될 죽음을 이번 독서를 계기로 상상해본 분들까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인생의 섭리에 대해 함께 깨닫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이번 책을 통해 큰 위로와 삶에 대한 힘을 받았다고 말씀하셨어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루하루 삶과 죽음의 경계를 살아가는 우리들. 그러나 유독 죽음에 대해서는 배우거나 대비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갑작스레 맞닥뜨렸을 때 슬퍼할 겨를조차 없이 순식간에 진행되는 현실적인 장례 절차들, 자신의 감정이 어떠한지 표현할 단어조차 찾지 못한 채 시간에 쫓겨 서둘러 눌러 놓은 감정의 잔해들, 남겨진 자들의 죄책감, 위로의 방법조차 모르는 우리들. 생각보다 서로 나눌 이야기가 많은 ‘죽음’. 우리는 계속 나눠야 합니다. 개인의 이야기이자 누구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운명에 대한 질문이자 삶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충분히 사랑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극한 상황이 와야만 발휘하고 있다고. 가까운 이가 아프거나 죽음의 문턱에 있을 때, 인간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합니다. 밤새 뜬눈으로 곁을 지키고 매 순간을 소중하게 아끼고 아껴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 합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의 표현과 말을 거침없이 쏟아냅니다. 그 힘을 평소에 사용해보면 어떨까요? 삶은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시간 동안 되도록 후회하지 않도록 자신의 삶과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항상 염두에 두고 마음껏 생을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연락해보세요. 그리고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늦기 전에 들려주세요.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벌써 보고 싶습니다!

좋은 책을 받아보는 즐거움, 『최인아책방.북클럽』!!

www.inabooksbookclub.com
문의 02 555 7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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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구2018년 11월 26일 오전 09:05

15여년 만에 독서 모임에 갔습니다
첫눈까지 와서 그 설레는 맘 도 좋았고
많은 분들의 울컥 하는 말씀에 매 말랐던 눈물 몇방울 찔끔 하는 것도 스스로 기뻣습니다
다음달 모임이 기다려 집니다
감사합니다

최인아책방북클럽2018년 12월 30일 오후 06:27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말 따뜻하게 마무리 잘 하세요!^^